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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의미 없는 군생활에서 무언가라도 얻어가기

홍우진 2024. 11. 2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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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생활은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낙담하고 그냥 끌려가서 대충 시간 버리고 18개월 동안 롤토체스만 하다가
얻은 거라곤 롤체 필승 메타 하나.
딸랑 그것만 가지고 전역할 생각인가?
안된다.

나는 실제로 군 생활을 하며 이런 사람을 매우 많이 봤다. 절대 안 된다.


우리는 군 생활 중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도 최대한 얻어가야 한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은 군 생활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단점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실이다. 군 생활은 고되고, 단점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장점을 알고 군 생활을 하는 것과 모른 채로 군 생활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똑같은 경험을 한 사람도 큰 차이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우리는 1년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장점을 파악해 놓아야 한다.
규칙적인 습관, 팀워크, 국가에 대한 자부심 같은 소리를 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니다.


군대에서는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회사나 대학도 그렇다고? 다르다.

 

대학에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같이 샤워하나? 모르는 사람의 명령을 강제로 듣나?
대학은 저 사람이 하는 생각이 나와 안 맞으면 안 만나면 된다.
저 행동이 이해가 안 가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군대는 18개월을 24시간 동안 모르는 사람들과 한방에서 생활하게 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살아온 환경에 따라 관심사, 사고방식 등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아무래도 같은 환경에서 자란 인간은 서로 비슷한 결을 가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환경 측면으로 내 주위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확률이 높다.

평소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만 어울리다 보니 시야가 좁아지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1)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게 틀렸을 수도 있다.

 

 군 생활은 1년 6개월 동안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고, 전혀 다른 시각과 지식을 배우게 된다.
내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을 만나면 알게 되는 점이 많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예를 들어, 정치적 관점, 생활 방식, 취미, 혹은 사고방식까지 타인의 경험을 통해 새로워질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이러한 차이를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무조건 저 사람이 틀린 게 아니라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난 왜 지금까지 이 생각, 행동을 당연하게 생각했지?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워나간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밖을 알 수가 없다.
우물 안 개구리는 다른 우물의 개구리를 만날 일이 없다.


군대는 개구리들을 강제로 잡아서 연못으로 던져놓는다.

 

 

2) 인연, 인맥을 넓힐 수 있다.

 

 우리가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언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한 번에 만날 기회가 있을까.

모든 사람은 각자의 시간 선을 가지고 있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 이 장소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은
군 생활이 끝나면 다시 제 자리로 조각조각 흩어질 예정이다.

삶을 살아가며 인맥, 인연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학연, 지연이 없는 다른 분야의 인맥은 얻기가 힘들고 가치가 있다.
과연 이 많은 사람 중 미래에 본인에게 도움이 될 사람이 없을까?

군대라는 환경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인연들은 전역 후 서로 다른 길을 가겠지만,
그중 누군가는 나의 미래에 중요한 인맥이 될지도 모른다.
군대는 이러한 인연을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나는 실제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점을 배웠고 많은 점을 도움받았다.

참고로 의외의 사람도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명심해야 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3) 타인에게 비치는 나를 발견한다.

 

 군대만큼 본인의 성격이 드러나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에선 권력을 주기 때문이다.
짬 때리려면 짬 때릴 수 있고 괴롭히려면 괴롭힐 수 있다.

누군가를 욕하려면 눈치 안 보고 욕할 수 있다.

우리는 군 생활을 하며 좋은 사람도 만나고 나쁜 사람도 만난다.

그런 사람을 보며 나는 매일 공부한다.

 

이 사람이 나쁘게 비치는 이유는 뭘까?

나도 이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있을까?
저 사람이 좋게 평가되는 이유는 뭘까?

좋은 점을 따라 하며 배운다.
나쁜 점을 나에게 비추어본다.



 군 생활은 단순히 시간 낭비로 끝날 수도 있지만,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새로운 인연의 형성,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이 모든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군 생활은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왕 끌려간 거 한번 해보자. 시간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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